얼마전 친척 딸 결혼식에 다녀왔다.
의례히 체면치레용의 인사만 하고
식당으로 향했던 평상시와는 달리
먼길을 왔다 일찍 일어나기도 뭐하였거니와
또 신부의 환한 미소가 아름다워
그날은 앞자리에 앉아 예식을 지켜 보았다.
흐르는 세월만큼이나 결혼 풍습도 변하여
우리 시대의 경건한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 보였다.
신랑이 불러주는 축가에 감정이 격해왔던지
애써 눈물을 참고 있는 신부의 모습을
애정어린 모습으로 지켜보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련해 보였다.
아들 결혼은 아들을 빼앗기는 것이고
딸 결혼은 아들을 얻는거라고들 위로 하지만,
30년을 애지중지 공들여 출가시키는 부모 마음이야 오죽하랴.
이런 부모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싸우지 말고 도란도란 서로 사랑하며 행복해야할텐데..
딸만 둘 키우는 입장이라 그런지
아직 결혼 적령기가 한참이나 멀었음에도
오는길 내내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결혼이란 단순히 만들어 놓은
행복의 요리를 먹는 것이 아니라,
어제부터 노력해서 행복의 요리를 둘이서
만들어 먹는 것이다.
- 피카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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