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同心之言 其臭如蘭

바수가리 2018. 4. 23. 13:25

 

 

 

 

 

 

동심지언 기취여란

同心之言 其臭如蘭

한결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의 말은 그 향기가 난과같다.


난 얼마나 향기로운 삶을 살고 있는가?

 

 

늦둥이 응석받이로 자란탓일까?

철이 들어서도 짜증서린 말투가 버릇처럼 되어 버렸다.

밥상머리에 앉아

어머니께서 수북히 담아주시는 밥그릇 조차에도
핀잔과 함께 일부러라도 애써 덜어내곤 했다. 

그 시절 우리집 형편이 배곯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려서부터 유난히 입이 짧았던 탓에
어머니 보시기에 그저 한숟갈이라도 더 뜨게 하고픈
소박한 바램이었을텐데
난 한번도 주는대로 곱게 먹어본적 없고
어머니 정성에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해본 적이 없다.
왜 그땐 일찍 깨닫지 못했을까?

뒤늦게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이렇듯 인색하고 배려심이 부족한 내 말투는
지금도 마누라와 아이들한테도 여전하다.

아무리 살을 맞대고 살고
또 핏줄이라지만

성격과 개성이 각기 다른 인격체인데

그래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 줘야 하는데

그저 일방적인 내 생각만을 강요했다.

이러니 가정의 분란은 당연지사이고

애들도 아빠의 못난점만 배워

자매간에도 우애는 없고 서로 치받고 싸움까지 해댄다. 

부부가 이혼하는 까닭은

성격차가 아니라 다름을 인정해 주지 않는게

더 큰 이유라고 한다. 
이제서라도 또다른 후회가 남지 않도록

깊고 은은한 난 향기를 되새겨 봐야겠다

 

                                    2018년   4월.